중국으로부터 독립과 달라이라마의 귀환을 요구하며 분신한 티베트인이 100명을 넘어섰다.

 

티베트 뉴스 매체 파율은 “네팔 카트만두 보우더나트 탑 앞에서 21살의 티베트 스님이 분신을 시도했다”고 13일 보도했다. 카트만두 보우더나트 불탑은 네팔 속의 작은 티베트라고 불릴 정도로 티베트 불교의 대표적인 성지이자 문화 중심지로 꼽힌다.

 

13일 오전 스님이 불탑 앞에서 분신을 하자 네팔 경찰이 달려와 불을 끄고 병원으로 옮겼지만 상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현지 언론은 분신 전 기름을 마신 상태라면 목숨이 위험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앞서 3일 티베트 암도 응아바에 위치한 끼르티 사원에서 롭상 갤상 스님이 분신해 목숨을 잃은 사실이 뒤늦게 밝혔졌다.

 

티베트 망명정부는 “이번이 100번째 분신 시도”라고 공식 확인했다. 롭상 상가이 티베트 망명정부 총리는 “중국이 군사적으로 장악한 티베트에서는 표현의 자유와 정치적 저항이 허락되지 않는다”며 “분신은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2월13일은 티베트 새해 명절 ‘로싸르’ 이틀째이자 13대 달라이 라마가 티베트 독립을 선언한지 100주년이 되는 날이다.

 

2009년 이후 티베트 본토에서는 99명의 티베트인이 티베트 자유와 달라이 라마 귀국을 요구하며 분신했으며, 이 가운데 83명이 목숨을 잃었다. 처음에는 스님들이 많았지만 현재 나이와 성별, 직업을 가리지 않고 분신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유엔 등 국제사회는 중국에 강경책을 거두라고 주문했지만, 중국은 달라이 라마 세력이 분신을 선동하고 있다며 강경대처로 일관하고 있다. 중국은 분신을 사주하면 중형을 내리겠다고 엄포를 내렸다. 지난 2월 중국 법원은 티베트의 한 스님에게 자신의 조카 8명에게 분신을 강요했다는 혐의로 사형 유예 선고를 내렸다.

 

1950년 10월 중국의 인민해방군 4만명이 티베트로 진격하면서 티베트 역사는 큰 전환점을 맞게 된다. 무력으로 점령당한 티베트는 중화인민공화국에 강제 합병된다. 이후 티베트는 중국의 ‘시짱(西藏)’자치구로 불리고 있다. 1959년 3월 벌어진 대규모 봉기는 8만7000명이라는 사망자 발생 기록만 남기게 된다. 수만 명의 티베트인들은 지도자인 14대 달라이 라마와 인도로 망명한다.

 

달라이 라마는 1963년 민주정치를 위한 의회 설립을 공표했고, 현재까지 인도 다람살라에서 티베트 망명정부를 유지하고 있다. 티베트에 흐르는 긴장감과 중국 정부의 강경한 자세는 1959년의 저항이 오늘날도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다.

 

중국은 티베트 불교와 문화말살정책을 펴는 등 강경한 입장을 굽히지 않았으며 1990년대에 들어서는 달라이라마와 관련된 책이나 법문 등을 검열하고, 달라이라마 사진을 소장하는 것을 법으로 금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