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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법문> 지구촌공생회 이사장 월주스님>“지구촌, 함께 살아가야 할 공동체입니다”
글쓴이 : 관리자a 날짜 : 2013-01-09 (수) 07:31 조회 : 3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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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법문> 지구촌공생회 이사장 월주스님
“지구촌, 함께 살아가야 할 공동체입니다”
[0호] 2012년 12월 24일 (월) 17:19:56 김선두 기자 sdkim25@ibulgyo.com
 
 
   
사진=신재호기자
 
불교계에서 올 한해를 가장 뜻 깊게 보낸 원로 중에 한 분이 월주스님이다. 정착단계에 이른 ‘나눔의 집’, 실업극복을 위해 더불어 해 나가야 할 ‘함께 일하는 재단’, 매일 챙기다시피 역점을 두고 있는 (사)지구촌공생회 등을 이끌며 우리 사회의 ‘상생’을 구현하는 국가원로이다. 총무원장을 두 차례 역임한 이후에도 이같은 비영리민간단체(NGO)에 헌신한 공로로 지난 8월에는 만해대상(평화부분)을 수상한데 이어 이 상금 전액을 케냐의 만해학교 건립기금으로 회향, 많은 이들에게 환희심이 들게 했다. 캄보디아 ‘생명의 우물’ 사업 시행 9년 만에 목표했던 2000기 건립을 앞두고 있는 스님과 함께 임진년(壬辰年) 한 해의 의미를 돌아봤다. 대선 열기가 한창이던 지난 13일 주석처인 서울 영화사에서 나눈 차담을 정리했다.
 
 
"내가 조금 가난하고 불편함을 참으면
 
그만큼 만물의 살림은
 
좀 더 풍요로워지고 안락해질수 있습니다.
 
절대적 빈곤과 질병
 
상대적 박탈감에 허덕이는 이들 방치해 두고선
 
모두가 행복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공생과 공영은 시대와 지역을 막론하고
 
지고의 가치이며 바로 실천해야 할 덕목입니다.
 
무언가를 소유하거나 고집할수록
 
마음은 비좁고 거칠어집니다.
 
그 반면, 마음을 내려놓고 비울 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충만의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
 
 
무시무종(無始無終)을 얘기하며 시작했던 임진년이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많은 사람들은 지난 한 해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해 아쉬워하고 후회하기도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우주의 본질은 시작과 끝이 없는 영원한 것이고, 공간적으로는 광대무변(廣大無邊)한 것이라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시작과 끝으로 분별하여 공과(功過)를 이야기하길 좋아합니다.
 
수행자의 한 사람이지만 저 또한 사회구성원의 한 사람이기에 함께 살아가는 구성원들 간의 약속인 ‘시간’에 따라 공간을 옮겨 다니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제가 젊을 때만 하더라도 제물포에서 배를 타고 근 한 달을 걸려야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요?
 
우리 한국이 ‘일일(一日) 생활권’이라 한 적이 어제 같은데 이젠 지구촌 전체를 일일생활권이라고 할 정도입니다. 교통 통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제는 아프리카의 웬만한 도시도 하루에 갈 수 있게 됐습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인터넷의 발달로 오지 이외 지역의 사건사고까지 시시각각으로 알 수 있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는 것입니다. 인터넷을 발달로 휴대폰이 통하는 곳이면 어디서나 가능한 일 아닙니까. 이런 점에서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자기를 성찰하는 것은 후회를 하기 위함이 아닐 것입니다. 과거에 대한 반성을 통해 이전보다 나아지도록 노력하는 것이기에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올 한 해 저는 고마움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였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고마움 분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농사짓는 농부, 바다에서 일하는 어부, 광물을 캐는 광부, 이 분들이 땀 흘려 수확한 것들을 내가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배달부 등 묵묵히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든 사람들이 고맙고 소중한 분들입니다.
 
특히 삼라만상이 한 생명이며 지구촌 모두가 한 가족이라는 일념으로 지구촌공생회와 함께 해주신 후원자와 활동가 여러분 모두가 부처님의 본성을 가진 것이 아닌가 생각되어 집니다. 이분들을 통해 생명이 있는 모든 것에 불성(佛性)이 있다는 부처님 말씀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됩니다.
 
다만 아쉬운 것이 있다면 종단이 자성과 쇄신에 진력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백양사 사건’으로 위상에 다소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준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 또한 ‘역사의 수레바퀴’ 속의 한 과정일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크게 위축될 일도 아니라고 봅니다. 이런 일은 비단 어제오늘에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우리 불교는 1950년대 정화, 1990년대 종단개혁의 과정을 겪으며 발전을 거듭해 왔습니다. 정화와 개혁은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며 각오를 다지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흐르지 않는 물을 썩기 마련이라는 진리를 여러분도 잘 알지 않습니까. 굳게 다진 각오를 얼마나 조화롭게 실천해 내느냐가 중요한 것입니다. 정화와 개혁은 시대에 따라 표현을 달리할 뿐 지속돼야 할 과업입니다. 종단이나 사회의 구조적 모순 때문에 생겨나는 것인 만큼 부정적인 것이 있다면 순화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합니다. 의지를 곧추세우고 종단의 질서 속에서 더불어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는 것입니다. 수행과 포교가 늘 함께 이루어져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세상이 아무리 발전해도 우리가 사는 세계는 연기(緣起)와 인과(因果)의 원칙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의식주의 비약적인 발전에도 불구하고 기아 빈곤 질병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세계 곳곳에 산재해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부국인 선진국으로 눈을 돌려봐도 사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이런 곳은 절대적 빈곤이 아니라 상대적 빈곤에 의한 갈등이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연기적 세계관을 관념적으로만 가질게 아니라 생활현장에서 실천될 수 있도록 발전적으로 바꿔나가야 합니다. 내 주변이 질병에 시달리고 있는 데 나 혼자만 건강할 수 있겠습니까? 내 주변 환경이 오염되어 가는 데 내 집만 온전하게 보전될 수 있을까요? 빈곤 질병 환경 문제 등은 세계가 유엔과 함께 풀어가야 할 인류의 영원한 과제입니다.
 
시장경제의 원칙이 아무리 잘 지켜진다 해도 소유의 과다, 부의 편재에 따른 문제는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닙니다. 이 역시 법과 원칙이 정한 질서 속에서 순차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내가 가진 것이 적다고 해서 많이 가진 이들을 무조건 비난하고 증오해선 안 됩니다. 우리는 역사 속에서 청부(淸富)와 탁부(濁富) 예 또한 심심치 않게 봐 왔습니다. ‘경주 최 부자’ ‘제주의 만덕’과 같은 존경받는 부자가 많이 나오도록 정부와 시민단체 등이 함께 노력해 가야 합니다. 인과(因果)가 분명하다지만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는 절대 빈곤자나 상대적 박탈감이 큰 이들을 방치해선 행복한 사회를 만들 수 없습니다.
 
내년 2월이면 새 대통령이 취임합니다. 최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우리가 처한 안보 현실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또 한 번 느끼게 해 줬습니다. 제18대 대통령 당선인도 선거과정을 통해 여러 차례 이야기해왔습니다. 상생과 공생의 정신이 정치, 경제, 사회 곳곳에 스며들도록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역대 최다 득표, 과반이 넘는 지지를 받았지만 지지하지 않았던 이들도 과반에 이른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됩니다. 유권자들 또한 지지여부를 떠나 선거가 끝난 이후엔 하나의 국민으로서 실행 가능한 공약부터 이행해가도록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재선에 성공한 미국의 한 대통령도 제1기 공약 이행률이 40%를 넘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선거과정에서 무리하게 제기된 공약은 없는지 함께 가려내 성장 동력의 발목을 잡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공생과 공영은 시대와 지역을 막론하고 지고의 가치이며, 지금 바로 실천해야 할 덕목입니다. 무언가를 소유하거나 고집할수록 마음은 비좁고 거칠어집니다. 반면 마음을 내려놓고 비울 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충만의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 내가 조금 가난하고 불편하면 그만큼 만물의 살림이 좀 더 풍요로워지고 안락해지기 마련입니다. 너와 내가 다르지 않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새삼 되새겨 지구촌의 안녕과 평화에 기여하는 삶을 발원해야 할 때입니다. 천경만론(千經萬論)을 다 외운다 해도 실천이 없다면 헛일입니다.
 
12월은 한해의 끝이며 만물을 얼어붙게 하는 겨울이지만 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동지(冬至)가 있습니다. 외형으로는 한 해의 끝이지만 내면으로는 이미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한 것입니다. 12월을 보내며 ‘세계일화(世界一花)’의 가르침을 다시 한 번 마음 깊이 새겨봤으면 합니다.
 
 
지구촌공생회는…
 
조계종 총무원장을 두 차례 역임한 월주스님이 지난 2003년 설립해 이끌고 있는 대표적 국제개발구호단체(NGO)이다. 2012년 한해는 특히 설립초기부터 진행해 왔던 ‘생명의 우물’ 건립이 크게 늘었다. 지구촌 이웃을 위한 ‘급수공덕’이 미얀마로 이어져 8기를 조성한 것을 비롯 올 한 해만 모두 285기를 건립했다. 캄보디아 미얀마 몽골 케냐 등에 지금까지 설치한 우물은 모두 모두 1836기.
 
뿐만 아니라 올 초 라오스의 나응옴마이와 케냐의 엔요뇨르 영화초등학교 준공을 시작으로 네팔 스리파슈파티 영화초등학교, 캄보디아 정콧 박정순초등학교 도서관, 미얀마의 제야아웅 마하초등학교 등 교육지원 사업도 활기를 띠어 지금까지 6개국에 33개 교육시설을 건립했다.
 
54명의 해외활동가와 사무국 직원 등 60여 명이 이뤄낸 이 같은 성과에는 월 1만원씩 보시하는 1만 명의 후원자와 기업인들의 역할이 큰 힘이 됐다. 또 하나 올해 주목할 만한 것은 케냐와 몽골의 농장조성과 농업교육. 거칠고 황량한 스텝지역에서 토마토와 콩 등을 수확하며 농업인으로 꿈을 키워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 농업인으로서 주민들이 꿈을 이루게끔 가정마다 텃밭을 조성, 씨앗과 비닐하우스를 지원해 왔으며 케냐에는 농장에 농업용수를 공급할 5000톤 규모의 저수지인 ‘민세보’도 건립하고 있다.
 
 
[불교신문 2876호/ 12월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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