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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힐링을 원하십니까?>세상은 병들어 있는데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만 힐링이 된다고 진정한 힐링이 될까?
글쓴이 : 관리자a 날짜 : 2013-10-13 (일) 17:07 조회 : 3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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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힐링을 원하십니까?
2013년 10월 11일 (금) 20:08:43 최원형_불교생태콘텐츠연구소 egalet777@naver.com
탁월함, 호기심, 지혜, 친절, 행복. 무작위로 막 떠오른 낱말들이다. 문득 떠오른 이 낱말들 가운데 내가 가장 원하는 건 뭘까? 어떤 분야에선가 내가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고 싶은 욕망이 있다. 그래서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도 크다. 궁금한 건 못 견디는 성격이니 호기심도 가득하다. 호기심 가득하단 말을 들으면 왠지 마음 한곳이 간질거리며 기분 좋아진다. 지혜야 말로 붓다께서 평생을 탁마해야할 덕목으로 꼽지 않았던가. 내가 남에게 친절할 때, 또 남이 나에게 친절할 때 주고받는 느낌을 생각하다 머릿속에 한 줄기 청량한 바람이 인다. 그러니까 나는 결국 행복해지고 싶었던 거였다. 탁월하다는 소릴 듣고자 했던 것도, 무언가에 가득 차올랐던 호기심, 그것을 충족시키고자 했던 것도 결국은 내 안에서 행복을 염원했던 거다. 살아있는 것은 누구든 그 생명이 지속되길 바라며, 생명이 지속된다는 것은 평화를 담보한 상태일 때 비로소 가능하다. 그리고 평화로운 상태에 놓인 생명이 바라는 궁극의 목표는 결국, 행복이 아닐까.
 
 
   
▲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속에 잠시라도 벗어나고픈 현대인들에게 템플스테이는 대표적 힐링프로그램으로 사랑받고 있다. 사진은 직지사 템플스테이
 
세상의 변화는 점점 빨라지고, 그 변화에 가장 민감한 도시는 나날이 빠른 속도로 돌아간다. 우리의 일상은 파편화되고 원자화된 상태에서 끊임없이 우리들 개개인은 이 세상과 완전히 단절되었다는 생각을 문득문득 하게 된다. 그런 생각 속으로 침잠해 들어가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 헤어 나올 수 없는 늪으로 빠져들 수도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현대인이 많이 앓는다는 우울증 아닌가. 그렇지만 사람들은 영민하게도 그 방어기제로 치유 받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이런 심리적 욕망이 힐링을 요구하는 사회를 만들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소위 템플스테이 혹은 템플라이프라는 말이 우리에게 익숙하게 된 배경에는 이런 사람들의 심리가 크게 작용한 듯하다. 지치고 힘들 때 사람들은 가장 먼저 일상에서 탈출을 꿈꾼다. 어디로 탈출할 것인지 목적한 곳을 딱히 정하진 않았어도 결국 당도한 곳은 자연이다. 지치고 상처받은 영혼을 자연에서 위로받고 싶어 한다. 숲이 우거진 곳에서 맑은 공기를 폐부 깊이 들이마실 수 있으며 고즈넉한 곳, 이 조건을 대체로 충족시킬 수 있는 곳이 바로 산사다.
 
템플스테이에서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은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난 ‘편안한 쉼’이다. 그리고 쉼 안에서 상처 받은 내 영혼이 위로받길 원한다. 일상과 잠시 떨어졌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마음 안에 평화가 깃든 것 같다. 숲을 산책하며 자연과 교감하고 있다고 느낀다. 고즈넉한 곳에서 명상이나 호흡을 관찰 하면서 자기 성찰이 되고 있다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느끼고 생각하는 것만으로 온전한 힐링이 될까? 템플스테이를 마치고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게 되면 힐링된 삶을 살게 될까? 짧게는 하루 혹은 며칠의 시간으로 힐링이라는 말이 과연 가능할까? 힐링이니 멘토니 하는 말들이 항간에 빈번하게 회자되는 이면에는 그만큼 오늘 우리들의 삶이 녹록치 않다는 반증일 테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토록 우리의 삶을 지치고 힘들게 하는 걸까? 그 괴로움의 원인을 찾는 거야 말로 불교의 첫걸음이 아닐까? 내 영혼이 지치고 상처 입었다 생각되어지고 느껴지는 그 괴로움을 직시하는데서 진정한 힐링은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사성제 가운데 고성제이며, 팔정도에서 말하는 정견이 아닐까 한다. 무엇 때문에 괴로운지도 모른 채 짧은 시간, 명상과 호흡과 108배로 우리가 힐링이 된다면 이 세상에 괴로움은 금세 사라져 버릴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찾아온 ‘고’는 과연 무엇에서 기인하는 걸까? 붓다는 그 고의 핵심이 욕망에서 출발한다고 했다. 남과 비교하면서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도 잘 따지고 보면 내 욕망의 다른 모습이다. 남에게 칭찬 듣고 싶은 마음, 조금 더 많이 갖고 싶은 마음 등 내면을 들여다보면 내 안에서 꿈틀대는 욕망의 모습은 셀 수 없이 그득하다. 그런데 이런 욕망이 그저 나만의 욕망으로 그친다면 크게 문제가 될 게 없다. 그런데 우리는 다른 모든 존재들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그러기에 내 욕망을 좇다보면 나와 연결된 존재들에게 괴로움을 안기는 결과를 낳는다. 그리고 나와 연결된 존재들의 괴로움은 다시 나에게 괴로움을 피드백 하는 걸로 나타나게 된다. 이것이 내 욕망이 나의 괴로움의 원인이 되는 이치다. 내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함부로 자연을 훼손한 결과가 나에게 다시 괴로움으로 찾아온 예는 굳이 다시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이런 괴로움을 치유해야 온전히 힐링이 되었다 할 수 있겠다. 결국 모든 존재의 괴로움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불교에서는 어떻게 바라보고 실천하는지 찾아보는 것도 좋은 힐링의 한 방법이 될 듯하다. 불교를 숲과 나무의 종교라고 말하는 것은 불교 안에 남아있는 용어에서도 쉽게 알 수 있다. 선원, 강원, 율원이 모두 있는 큰 절을 총림(叢林)이라 부르는데 이 말 속에 숲이 담겨 있다. 부처님은 무우수 나무 아래서 태어나셨고 보리수 아래서 깨달음을 얻으셨다. 녹야원에서 최초로 설법을 하셨고, 쿠시나가라 숲 속에서 열반에 드셨다. 숲과 불교를 떼려야 뗄 수 없다. 뿐만 아니라, 템플스테이를 하는 사람들이 절에서 보내는 하루 일과를 살펴봐도 생태적 삶의 모습은 도처에 있다.
 
새벽예불을 알리는 도량석이 있다. 도량석을 돌 때 두드리는 목탁소리를 잘 살펴보면 처음엔 약하다, 점점 세어지다 다시 약해지는 걸 알 수 있다. 잠들어 있는 생명들이 놀라지 않도록 하려는 배려의 마음이 담겨 있다. 우리들이 숲에 들 때 들고 가는 핸드폰에서 나오는 전자파 때문에 숲 속 생물들이 몸살을 앓는다는 것과는 대조 되는 모습이다. 예불 올리기 전에 치는 운판, 범종, 목어, 법고는 하늘, 지옥, 물속 그리고 들에 사는 중생들을 모두 구제하고자 하는 염원이다. 발우공양이 오늘날 빈 그릇 운동의 모태라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다. 절에서 재를 마친 뒤 음식을 조금씩 덜어 헌식대에 올리는 것은, 요즘으로 치면 먹이가 궁한 겨울철 동물이나 철새 먹이주기와 비교해볼 만하다. 사찰 주변에 함께 사는 새나 작은 동물들과 음식을 나누어 먹는 일은 바로 ‘생명 살림’을 실천하는 일이다. 요즘은 보기 드물지만, 길을 걷다가 발에 밟힐지 모를 생명을 생각하며 발을 떼기 전에 지팡이에서 울리는 소리로 멀리 피하라는 배려에서 나온 육환장. 해충을 함부로 죽이지 않기 위해, 이나 벼룩을 죽이지 않고 대나무 통에 넣어 바깥 나무에 걸어 놓았던 보살통. 이들은 얼마나 생태적인 물건인가. ‘불살생계’를 넘어 생명을 살리고자 하는 방생 역시 생명살림의 적극적인 실천이다. 방생을 오늘의 언어로 풀어보면, 가깝게는 내 이웃, 멀리는 내 동포 혹은 이웃나라 가운데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손 내밀어주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너 없이 나의 존재는 의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가능하지도 않다는 이치를 템플스테이에서 얻어간다면 진정한 힐링이 되지 않을까. <사진출처_템플스테이 홈페이지>
 
 
사찰 건축에서도 생태적인 면모를 여럿 찾아볼 수 있다. 자연지형을 그대로 두고 건물을 짓기 위해 쌓은 석축이 대표적인 생태 전통이라 할 만하다. 비단 사찰만이 아니라 우리의 전통 건축은 다 그랬다. 반듯한 주춧돌 대신 울퉁불퉁한 자연석을 사용해 건축하는 그랭이 기법, 휘어진 나무를 그대로 서까래나 문지방, 기둥으로 쓴 건축 역시 자연을 인간의 의지대로 비틀거나 변형시키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우리 삶에 가져다 쓴 좋은 모습들이다. 요즘 많이 바뀌어 찾아보기 쉽지 않지만, 아직도 산사에 남아있는 해우소도 좋은 생태 전통이다. 찾아보면, 불교 안에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생태 전통은 대단히 많다.
 
세상은 병들어 있는데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만 힐링이 된다고 진정한 힐링이 될까? 내 괴로움의 뿌리를 들여다보고, 내 욕망이 나에게서 출발해 세상을 온통 욕망으로 요동치게 만들고 괴롭게 망가뜨린 뒤에 다시 나에게 돌아온다는 그 이치를 깨닫는데서 힐링은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는 연대감, 결국 우리는 세상과 진정한 연대를 꾀해야 한다. 눈에 보이는 실체적 관계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정서적 관계까지 회복시킨다는 것은 그런 점에서 중요하다. 어떤 이벤트성 형식 속에 끼워 넣어져 힐링되었다 세뇌당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힐링이라는 미명 아래, 자기 긍정의 자존성을 지나치게 강요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일이다. ‘괜찮아, 다 괜찮아’ 식의 힐링은 그러므로 오직 나만이 소중하고 중요하다는 지극히 이기적인 생각에 빠질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이웃은 사라지고 오직 경쟁자만 남아있는 이 시스템에서 벗어나야 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어 힘을 얻고 힘을 받을 수 있도록 우리 모두는 이 세상의 선과 면을 구성하는 ‘점’으로 존재한다는 그 사실에 주목해야할 것이다.
 
템플스테이를 원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비불자도 꽤 있다. 종교를 떠나 심신의 치유를 원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이야기인데, 템플스테이를 통해 생태적인 삶에 눈뜨고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단지 불교를 내세우고 자랑하려는 취지가 아니라, 불교의 교리 안에 녹아있는 생태, 생명 사상을 절에 찾아온 사람들이 쉽고 바르게 이해하고 갔으면 하는 마음이다. 왜 굳이 생태, 생명의 정신을 알아야 할까? 그게 바로 우리가 세상을 사는 이치기 때문이다. 너 없이 나의 존재는 의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가능하지도 않다는 그 이치를 템플스테이에서 얻어간다면, 이거야 말로 지속가능한 힐링이 되지 않을까. 이거야 말로 우리 모두가 더불어 행복해지는 지름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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